마음이 편해야 여행도 즐겁다.
4월 스페인 자유여행을 준비하며 후기를 많이 읽던 중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소매치기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전에 런던에 갈 때도 물론 소매치기가 있으니 주의하라는 이야기는 했지만, 그나마 유럽 나라들 중 런던은 소매치기가 심하지 않은 편이라 무사히 다녀오긴 했습니다. 물론 그때도 휴대폰에 손목 스트랩 걸고 가방에도 옷핀을 두는 등 대비는 했었지요.
이번에도 그렇게 하면 되나 생각했지만, 한가지 문제가 더 있더라고요. 이제는 소매치기도 진화해서 카드를 훔치지 않고 단지 리더기에 읽히게 하는 것만으로도 돈을 빼간다더라고요. (트래블 월렛이나 로그 같은 터치형 카드가 유럽에선 흔하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어쩐지 가방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을 것 같아 부랴부랴 검색, 방검가방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국내 제품도 있고 해외 제품도 있고 많은 종류의 가방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귀중품만 보관하고 에코백을 따로 들 예정이라 가슴에 붙게 맬 수 있는 크로스백이나 슬링백을 찾아봤습니다. 그렇게 딱 마음에 들게 나온 것이 팩세이프(Pacsafe) 랍니다.
가방의 명칭 자체가 소매치기 방지 가방이니 말 다했죠. 2가지 종류를 놓고 비교하다 하나로 정했는데 안타깝게도 국내 사이트에서는 제가 원하는 블랙이 없더라고요. 걍 무시하고 다른 색으로 살까 했지만, 여행을 한번으로 끝낼 것도 아니니 원하는 색으로 사자 싶어 직구를 검색했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공식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요새 환율이 사악한지라 국내서 사는 가격이랑 별 차이가 없어요. 그치만 블랙이 있었기 때문에 냉큼 질렀습니다. 결제는 트래블 월렛에 달러 충전 후 사용했고 잘 되더라고요. 이후 미국내 배송은 6일 정도 걸렸고, 국내배송까지 약 8-9일에 걸쳐 받았습니다. 저는 주로 몰테일을 쓰고 있는데 최근 직구를 하지 않았던 터라 엄청나게 오랜만에 접속해봤네요.
등급할인까지 받았지만 사악한 환율로 인해 거의 15,000원 정도 배송비가 나왔습니다. 크흡 ㅠㅠ
그리하여 받은 실물입니다. 사진과 거의 같아요. 크로스로 사용할 수 있고 바짝 당기면 슬링백처럼 가슴에 딱 붙일 수도 있습니다. 재질은 에코닐 나일론이고요.
바닥면에 작은 팩세이프 로고와 에코닐 표시가 있네요.
이 가방을 산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세장의 사진에 있어요. 굳이 옷핀이 필요 없이 저렇게 잠궈두면 그냥 지퍼 열고 훔쳐갈 생각을 할 수가 없을 거 같습니다. 받자마자 해봤는데 처음엔 저도 끙끙거리며 어려워했는데요. 차분히 해보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사용할 때만 열어서 꺼내고 그 외엔 저렇게 해두면 무척 안심될 거 같아요. 메인 지퍼는 물론 크로스 끈 부분도 한번 더 잠글 수 있게 해놨습니다.
또한 겉면 역시 방검가방이라는 이름 답게 칼로 찢어 가져갈 수 없도록 되어 있다고 해요.
이 가방을 산 두번째 이유가 보이시나요? RFID 마크가 있습니다. 불법스캔 방지가 된다는 의미에요. 위에 언급했듯이 카드를 굳이 가져가지 않고도 돈을 빼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 이런 방지는 꼭 필요할 거 같아요. 저는 여기에 카드와 여권을 넣어 다닐 생각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실용성도 생각해야죠. 여권과 카드 외에 간단히 이런저런 것들을 넣기에 충분해요. 제 생각으로는 핸드폰, 간단한 화장품은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소매치기가 걱정된다는 분들은 방검가방도 한번 생각해보시면 좀 더 편안한 여행이 될 것 같네요. 여행 후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었는지는 향후 이 페이지에 추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