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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 산책/일본-도쿄

하코네 여행기 ②

by Hare 2010.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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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떠나는 하코네(箱根), ②



   로망스카에서 내리니 바로 등산열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미리 시각표를 홈페이지에서 검색하고 갔기 때문에 출발 시간은 알고
   있었다. 이 녀석이 떠나면 다음 열차가 15분이나 기다려야 했으므로 재빨리 사진을 찍고 열차에 올라탔다. 셔터를 눌러대는 손짓에
   익숙한지 자기들이 찍히는 걸 알면서도 역무원들은 자기들끼리 잡담을 계속했다.





   역시나 여기도 앞자리는 없었다. 일본인 할머니 2명과 젊은 여자 2명이 각각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바로 앞에는 등산열차를
   운행하는 직원이 출발 준비로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이 등산열차는 스위치 백이라는 시스템으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한국에도 한 곳 있다고 하던데 아직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열차가 출발하기 시작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나 사람이 적다. 보통 하코네 코스는 아침 일찍 출발해 당일로 끝내거나 혹은
   관광을 마친 후 료칸으로 이동하는 것이 많은 탓인 듯 저녁시간대의 등산열차에는 사람이 적었다. 오히려 나는 한적한 것을 
   좋아하니 이 편이 좋았다. 






   등산열차의 노선과 함께 각 역과 인접한 관광지를 안내하는 표지판이다. 목적지인 고라(強羅)역까지 좀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노선도를 바라보며 내일의 일정을 한번 그려보았다. 아래에 위치한 광고는 조각의 숲(彫刻の森)을 홍보하는 것인데 나중에
   조각의 숲에 도착하니 역 전체에 저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열차는 터널을 통과하기도 하고, 다리를 지나가기도 하고, 스위치백도 반복하며 높은 산으로 오르고 또 올랐다. 6월이었지만 날이
   흐려서 자세한 풍경을 보기에 힘들었지만 덜컹거리며 멋진 자연속으로 지나가는 것은 즐거웠다. 이름을 알 수 없는 꽃들도 많고,
   높은 나무나 사이사이에 있는 집들, 꽤 아름다운 자연을 담은 곳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신사들도 많이 눈에 띄였다. 이즈에 갔을 때도 구비구비 돌 때마다 어딘가에 숨어 있었는데, 하코네도 그와
   같은 느낌이었다. 날씨는 안개가 자욱해 금방 비가 올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이번 여행에서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 준 990엔짜리 신발이다. 시마무라에서 샀는데 일본에서의 1년간, 많이 걸어야 하는 지역을
   갈 때마다 동반자가 되어 주었다. 시마무라는 나 같은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만족할 만한 가격대의 쇼핑을 제공한다.








   여러 역들을 지나가다가 유넷산의 광고가 있길래 찍었다. 처음에는 저 모양때문에 시티은행 광고인 줄 알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유넷산 광고였다. 일본어 발음으로 온천을 의미하는 온센(On泉, 温泉), 목욕탕을 의미하는 오후로(Off呂, お風呂)를 응용한 광고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역 이름이 없어도 뒷배경만으로 조각의 숲 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피카소전을 하고 있었을 때인데(상설전시인지 잘 모르겠다.)
   오전에 갔을 때 관리인이 한명만 앉아있고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이상했었다. 너무 썰렁해서 슬펐던 기억이...;





   스위치백을 열심히 하던 등산열차가 나를 고라역에 내려주었다. 그리고 역에서 뭐 찾을 필요도 없는 료칸 세츠게츠카의 모습이
   보인다. 고라역에서 1분이라는 안내가 너무 정확하다. 걸음이 빠르면 40초만에도 가는 거리였다. 역에서 보이기 때문이다.






   고라공원으로 가는 인파와 함께 걸어 앞에 도착. 짧은 여행준비로 료칸을 고를 시간이 풍부하지는 않았지만 혼자 여행하는 여자도
   받아주는 고마운 료칸이다. 전통적인 느낌이 아니라 실망할 수 도 있겠으나 효율적이고 꽤 괜찮은 료칸이다. 저녁식사는 보통 다
   맛있기 때문에 이곳은 특별히 아침식사가 더 인상에 남았었다. 그리고 무료료 이용할 수 있는 노천탕과 라멘, 차 등도.

   추후 따로 세츠게츠카에 대한 포스팅을 하도록 하고, 다음 편에 계속될 여행기를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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