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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 산책/일본-간사이

청수사에서의 원치않는 단풍놀이

by Hare 2013.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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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렬에 지쳐버린 기요미즈데라(清水寺) 둘러보기
in Kyoto, Japan




일본사람들은 축제나 행사를 너무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연히 한국사람들도 그렇긴한데, 좀 더 유별나다는 느낌. 개중 가장 많은 인원을 움직이게 하는게 하나미(花見, 벚꽃놀이)와 하나비(花火, 불꽃놀이), 그리고 모미지(もみじ, 단풍놀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 느낀건, 역시나 그런 "시즌"에는 안 움직이는게 답이다-였다죠. 단풍은 참 좋았습니다만....







JR교토역에 내리니 이미 심상치 않은 기운이 풍깁니다. 원래도 사람이 많은 교토역이라고 하는데 정말 많더군요. 나오자마자 아톰이 있길래 재미있어했던 것을 끝으로 출발부터 지치기 시작합니다. 인포메이션에 가서 시버스 1일권을 사고 지도를 챙긴 뒤 버스를 타러 역 앞으로 나왔습니다.







100번 버스를 기다리며 정거장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멀리있는 버스 정류장엔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역 바로 앞의 주요한 지역으로 가는 버스 정류장엔 사람이 바글바글. 저희도 1편의 버스를 보내고 그 다음 것을 탔습니다. 꽉꽉 들어찹니다. ㅎㅎ 그나마 다행인건 1편 보내고나니 자리가 있어서 앉아서 갔다는 겁니다. 교통체증도 굉장해서 10분이면 가는 거리가 20분 걸리고 그랬습니다. 기요미즈미치(清水道)에 내렸더니 고민할 필요도 없이 사람들에 이끌려 걷게 되었답니다. 길 몰라요~ 따윈 필요없는 단어였죠.







상점가의 일부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냅니다. 크리스마스에야 청수사 거리가 밀릴 일은 없지 않을까 싶긴하네요. 이때는 대도시의 일루미네이션이 참 멋지겠지요. 록본기의 크리스마스가 생각나네요.







원래는 이런 상점가에 들러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합니다만- 정신사납다-는 말을 몸소 체험하면서 사진찍을 정신이 남은게 신기하네요. 괜찮은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일본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이런 아기자기한 상점가에서 여러가지 신기한 상품들을 만지작거리는 거죠. 손수건도 다양한 일본인데요, 역시나 특수를 놓치지 않고 단풍 문양이 들어간 손수건들이 상점마다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선물용으로 괜찮아보였어요.







사람들에 밀려 지치기도 하고, 목도 마르고, 또 너도 나도 들고 다니기에 아이스크림을 먹기로 결정합니다. 한국인들이 얼마나 많이 오는지 한국어로도 친절히 안내가 되어 있네요. 전 검은콩가루 맛이 나는 아이스크림을 택했는데요, 정말 맛있었답니다! 너무너무 고소해서 잠시나마 피로를 잊게 해줄 정도였어요. 그치만 이 아이스크림을 사는 데도 줄을 서야 했답니다. ㅎㅎ 교토지역이 검은콩이 유명한걸까요? 여러가지 과자들도 판매하고 있었네요. 선물용이긴한데 가격이 좀 쎄서 사지는 않았습니다. 엄마한테 선물해줬으면 좋아하긴 했을 거 같은데 말이죠.







이런 느낌의 길이길 기대했는데요. 사람이 하나도 안보이고... 가끔 한 둘쯤 있는?








드디어 청수사 초입에 도착- 그리 먼거리는 아니었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어요. 한국어도 들리고 중국어도 들리고 일본어도 들리고... 종종 섞여 영어도 들리고, 불어도 들리는 거 같고.............. 뭐랄까, 우리나라의 멋진 문화유산들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장 먼저 했어요. 불국사나 통도사, 정말 멋지잖아요?







한참 사진을 찍다가 뒤를 돌아보았더니 제가 올라왔던 길로 계-속 사람들이 올라오네요. ㅎㅎㅎㅎ 굉장하죠?







기요미즈(清水)는 청수, 즉 성스러운 물을 말한다고 해요. 780년경에 세워졌다니 참 오래된 절이기도 하네요. 그치만 절이 전체적으로 오래된 느낌보다는 보수공사를 너무 완벽하게 한 나머지 1년전쯤에 세워진 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에요. 물론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곳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너무 멀쩡해서 좀 감흥이 덜했던거 같기도 해요.







일본의 어느 사찰이나 신사에 가도 있는 소원을 적어둔 판과 오미쿠지를 한 후에 묶어두는 종이들이 보이네요. 한가했다면 해봤겠지만, 그냥 보는 걸로 만족- 한국어도 있었어요. ^-^







뭐, 사람이 몰릴만한 단풍이 일부 보이기는 해요. 맨 윗 사진은 청수사에 있는 물을 받아먹을 수 있는 곳인데요. 지혜와 사랑과 장수를 의미한다고 하네요. 역시나 줄이............................ㅠ_ㅠ







본당으로 가는 길에 보인 연(縁)이라는 글자가 눈길을 끌더군요. 엔무스비노카미(えんむすびの神)라는 글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인연을 맺어주는 신을 모시는 곳인가봐요. 잠시 구경을 갔었는데, 오마모리(お守り, 부적)도 팔아요. 커플들이 많이 찾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유독 일본엔 엔무스비를 하는 신사나 사찰이 많죠. 의외로 담백한 사랑을 하는 것 같은 그들이 오히려 저런것에 더 열광하는 느낌이 들어요.







아름다운 풍경이나 등, 불상 등을 보며 가는데 여기서부터 저흰 고행의 길이었어요. 정말 사람에 떠밀려 떠밀려 안으로 들어가는 느낌? 예전 카와고에 축제때 과자거리에서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재현되는 느낌이었죠.







본당이 툇마루에요. 많은 사진에서 보신 곳이리라 생각합니다. 일본 방송에서도 교토-하면 여기서 많이 촬영하곤 하더라구요. 근데 뭐, 사진에 보시다시피 고즈넉한 매력따위는 개에게 줘버려! 라는 말이..... 사람으로 인산인해였어요. 저희가 좋은 자리를 잡고 사진을 찍고 빠지니까 바로 엄청나게 밀려들어 자리를 차지하고.... 여튼 그들도 우리도 힘들었겠죠? 날씨는 청명하고 단풍은 아름다운데... 사람이 아름답질 못하군요.







그래도 교토시내는 정말 잘 조망하고 왔습니다. 교토는 정말 괜찮은 곳이지만- 제가 날을 잘못 잡았거니...하려구요. (일요일)







고요할 것 같은 이름의 청수사에서 고요함은 전혀 못느끼고 피로감만 느끼고 나왔어요.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나 풍경이 마음에 들어서 비수기, 사람 없는 평일에 한번쯤 다시 다녀오고 싶은 마음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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