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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BL 등 소설 리뷰

[언정소설리뷰] 왕부명 (스포주의)

by Hare 2023.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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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가 있습니다. 싫은 분들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남도앵두 / 왕부명 / 로맨스 소설

 

여주 강밀, 가난한 시골에서 엄마를 일찍 여의고 부친과 계모 사이에서 자란다. 나쁜 일이 있을 때마다 예지몽을 꾼다. 혼인 전의 삶은 다소 팍팍하고 어려웠지만 예지몽과 함께 부지런한 성품, 깊이 생각하는 버릇 등으로 위험을 헤쳐나가는 현명한 타입이다.

남주 위성, 여주와 마을 하나를 사이에 둔 마찬가지로 시골 출신의 서생. 분명 수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모두가 말할 정도로 공부를 잘하지만 시험만 쳤다하면 사고가 생겨서 망한다. 세번째까지 시험을 보지 못했을 때 우연히 본 여주에게 반해 청혼하고 결혼한 뒤 불운이 사라지고 승승장구하게 된다.

 

개인적인 리뷰

 

1. 인물 소개가 줄거리인 셈. 가난한 시골 마을의 남녀가 만나 결혼한 뒤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여주가 꿈을 꿔서 위기를 바꿔준다. 덕분에 남주는 시험도 볼 수 있고 위험도 피해나간다.

 

2. 어찌보면 여주 덕에 다들 잘 먹고 잘 사는 거 같은 내용이지만, 실상 캐릭터가 하나같이 다 잘 잡혀있다. 여주는 현명하고 부지런하며 큰 욕심이 없다. 시부모 잘 모시고 남편 잘 내조하고 아이 잘 키우면서 자신의 능력도 키워나간다. 되게 현실감있게 써서 판타지 적인 내용이 있음에도 납득이 간다.

 

3. 이런 상황이다 보니 남주가 별 활약이 없나 싶지만, 아니다. 사실 남주는 불운할 뿐 능력은 완전 뛰어나다. 위기가 닥쳤을 때 부인이 꿈에서 보고 말해주니 그 위기를 피할 수 있는 건 맞지만, 그 후의 해야 할 일이나 계략을 짠다거나 정치를 하는 일은 완전 능력자다. 게다가 도리에 맞는 성품에 여주와 마찬가지로 부지런하고 다정하고 아주 좋은 남편이다. 애초에 결혼하고 시작한 터라 로맨스의 위기감은 거의 없지만 부부가 서로 대화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는 것도 꽤 즐겁다.

 

4. 이 소설에는 큰 악역은 없다. 짜증나는 사람은 많지만. ㅎㅎ 남주네 가족이 그런 편인데 시부모님은 완전 베스트. 시골 노인들이지만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다. 심지어 여주가 꿈을 꿔서 악운을 막아주니 당연히 여주에게 잘하지만, 사실 그런 게 없더라도 아마 이 시부모는 좋은 사람이었을 거다. 검소하고 근면성실한 타입들.

오히려 남주 위로 있는 형과 형수, 그 자식들이 짜증난다. 자기만 알고 이기적이며 능력도 없으면서 높은 데만 바라본다. 이건 거의 소설 전반에 계속 그러는 편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얘네는 시골에 살고 주인공과 시부모는 수도로 오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괴로운 건 초반만.

그리고 남주가 관리를 하다보니 황제를 비롯한 중앙 관리들이 여럿 나오는데 극도의 빌런은 없지만, 소소한 재미는 있다. 여주의 꿈으로 위기를 피하면서 남주가 점차 승진하는 걸 보는 재미도 톡톡하다.

 

5. 이 소설은 고구마가 없다. 그러니 사이다도 크게 없다. 그저 부부가 잘 살고 점차 집안이 나아지면서 아이들이 커가는 걸 지켜보는 느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집의 아들 둘과 딸 하나가 아주 귀엽다. 각자 성격이 뚜렷하게 다른데 그걸 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 특히 큰 아들은 아주 인물이다. ㅋㅋㅋ 연태라고 부르는데 진짜 말 한마디 한마디가 주옥같은 녀석임.

 

6. 나는 크게 고구마 없고 잔잔한 소설이 좋다-고 하면 무조건 추천하고 싶다. 사가황후도 약간 그런 느낌인데 그것과는 결이 다름. 잘 쓰여진 소설이고 인물들의 개성이 드러나면서 하나같이 달라서 재미있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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