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이었던 그라나다 대성당을 뒤로하고 슬슬 가벼운 산책을 시작합니다. 사실 부엘링 항공이 1시간 연착을 하는 바람에 까르투하 수도원에 가보지 못했어요. 그래서 아쉬움에 가까운 곳에 있던 산 제로니모 수도원이라도 보자 싶어 천천히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가는 길에 보았던 대학교 건물이에요. 내부도 상당히 멋지다고 하는데 저는 시간이 없어 패스했습니다.
어디를 가든 보이는 오렌지 나무. 독특한 건물색과 어우러져 너무 예쁘더라고요. 오렌지가 만발하는 계절에 오면 진짜 너무 예쁘겠다 싶어 다음에 올 이유를 만들어 봅니다. ㅎㅎ
오렌지 너머로 드디어 보이는 수도원, 산 제로니모입니다. 1500년대에 만든 왕립 수도원이라고 해요. 외부는 어 그라나다-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체 입구가 어디야-하고 잠시 헤매다 발견한 뒷문(?). 쪽문이지만 어쩐지 동화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을 만끽해 봅니다.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바로 요 잘 조성된 요 길. 사이프러스 나무로 환영의 인사를 건네면서 초록초록한 것이 기분을 좋게 만들어줬어요. 저는 종교적인 관념은 없는 사람이라 건축물이 아름답거나 자연이 아름답거나 여튼 그런 쪽에 더 눈길이 가는 거 같습니다.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다시 그라나다 대성당이 있는 근처로 돌아왔어요. 바로 요 라 타르타에 가기 위해서요. 후기마다 등장했던 맛집이라 방문해 보았습니다.
맛은 정말 일품이고 직원들도 친절해요! 다만 약간 녹은 상태라 그 꾸덕함을 좀 더 깊게 못 느낀 것이 아쉽고요. 그리고 뭣보다 꾸덕하기 때문에 커피 필수입니다. 저는 커피 없이 먹었는데 나중에는 아 남길까 생각했어요. ㅎㅎ 그치만 치즈케익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강추합니다.
생각보다 배가 부른 상태로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 요 사진이 제가 느낀 그라나다에 가장 가까운 사진 같아요. 색감이 다양한 건물과 오렌지요.
이 지점에서 버스를 탈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했어요. 제가 가려는 전망대가 오르막이어서죠. 사실 치안 문제도 있고 해서 버스를 탈까 계속 고민했으나 그래도 걸어보기로 합니다. 사람이 계속 많아서 일단 사람이 줄어들면 그때 타던지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요. 결국 전망대 꼭대기까지 걸어갔어요. ㅋㅋ 밝을 때는 갈만합니다.
가는 길에 본 이사벨 광장. 스페인의 유명한 여왕이죠. 무적함대며 넓은 영토며, 참 많은 일을 했던 사람이기도 하고요. 여기가 주로 만남의 광장으로 많이 이용되기도 하는데 주요 관광지와 연계되는 위치에 있어서인 것 같네요.
열심히 걸어 누에바 광장에 도착합니다. 이때만 해도 아직 해가 높죠. 전망대 가서 카페에 앉아서 야경을 보자고 생각했는데 저 같은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지 ㅠㅠ 자리가 없더라고요. 여튼 그런 건 꿈에도 모른 채 계속 계속 걸어갔어요.
버스 안 타길 잘했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요 부근의 광경은 참 예쁘고 산책할 기분이 납니다.
다음에는 다로강변과 정말 야경을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