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펠립네리 광장입니다. 낮과 밤의 풍경이 굉장히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낮에 따로 가봤는데 정말 시끄러워집니다. ㅋㅋ 초등학교가 근처라서 애들이 뛰노는데 그 소음이 골목벽을 타고 엄청 크게 들려요. 밤에는 그저 고요함 그 자체인데요.
여튼 이 밤의 고요한 광장에는 엄청 많은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가이드가 여기서 시간을 많이 할애하기도 했어요. 일단 영화 향수의 촬영지고요. 스페인 내전의 증거와도 같은 곳이며 가우디가 노년에 항상 기도를 하러 오던 성당이 있어 사고를 당한 곳과 멀지 않은 곳이라고도 하네요.
사진의 벽의 우둘투둘한 것이 스페인 내전 당시 폭약이 터진 흔적이라고 해요. 성당이 보통 대피처로 이용되는 바람에 아이들이 특히 많이 희생되었다고 해요. 근처에 학교가 있고 아이들이 낮에 많은 건 어쩌면 그런 걸 더 잊지 말자는 의미가 아닐까 싶었어요.
가슴아픈 사연을 뒤로하고 분위기는 참 좋습니다. 버스킹 하는 분이 있어 음악까지 더해지니 더 멋지더라고요. 다른 투어팀들도 많이 와서 설명을 듣기도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가이드가 열정의 사진사를 자처하던 곳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여기 가시면 이 구도로 찍어보세요. 예쁘게 잘 나옵니다.
광장을 나와 조금 걸으니 또 다른 광장을 만납니다. 장난과도 같은 그림이 보이시나요. 피카소 작품이라고 하네요. ㅎㅎ
피카소 그림을 보며 뒤를 돌아보면 나오는 바르셀로나 조형물이 있죠.
그리고 그 옆이 바로 바르셀로나 대성당입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대성당이 아니에요. 규모는 웅장하고 멋지지만, 대성당은 도시에 반드시 단 한곳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바르셀로나는 이곳입니다. 너무 예쁜, 제가 생각했던 성당 중 하나라 나중에 입장을 꼭 해야지 결심했습니다. 오늘은 가이드의 이론만 열심히 들었고요. 귀국 전에 방문했는데 추천할만 합니다.
예정보다 15분 늦게 야경투어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이날 저녁은 역시나 첫날 투어에서 만났던 분들과 저녁을 먹기로 했어요. 바로바로 한국인 필수코스처럼 여겨지는 비니투스(Vinitus)에 가기로 했죠.
위치는 참고해주시고요.
외부는 요런 느낌이고, 제가 갔을 때가 9시 40분인가. 그랬는데도 사람 많은 거 보이시죠. 예약하지 않으면 웨이팅이 있습니다. 다행히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15분? 그 정도 기다린 거 같아요.
테이블 셋팅은 이렇습니다.
앉자마자 시킨 샹그리아. 화이트 와인 베이스인데 여기 샹그리아도 상당히 맛있었어요. 깔끔 달달합니다.
음료 시킨 후 폭풍 주문들어갑니다. 이날 동행하셨던 분이 다음날 귀국이었고 저도 이제 여행이 막바지로 달하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여기 메뉴를 최대한 뿌셔보자고 했죠.
가기 전에 후기 많이 봤는데 한국어 간단하게 할 줄 아는 직원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유창한 정도는 아니고 메뉴를 한국어로 아는 정도? ㅋㅋ 저희가 꿀대구랑 맛조개를 꼭 먹기로 했는데 맛조개를 메뉴에서 찾을 수가 없는 거에요. 그래서 영어 메뉴 찾고 검색하고 막 난리를 치다가 결국 찾아서 말했는데 ㅋㅋㅋㅋ 직원분이 '꿀대구?' '맛조개?'하고 물어봐서 빵터졌네요. 유쾌한 분이었어요.
그리하여 메뉴 시킨거 싹 올려봅니다.
첫날 하몽맛 프링글스 사서 먹었는데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알 수 없는 맛이었거든요. 그래서 하몽을 시켜보았는데 와 진짜 엄청 맛있어요. 여기는 많이 짜지도 않습니다. 아, 이게 하몽이구나-하고 첫인상이 좋았습니다.
판 콘 토마테인데, 비니투스 버전은 제 입에는 쏘쏘였습니다. 옆에 연어 타파스는 굳. 상상하는 그 맛이에요.
역시나 타파스로 많이 드신다는 고추인데요. 이거 강추에요. 제가 고추를 좋아해서 그런지 더 맛있었어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꼭 드셔보세요.
한국에서 이 조개는 뭔가 씹히는 맛이었거든요. 아무리 해감해도 그 뻘이 씹히는 게 싫어서 잘 안 먹었는데 여기는 너무 맛있고 쫄깃하고 좋았습니다. 맛조개 종이 다른 건가요, 아님 해감하는 방식이 다른 걸까요. 어쨌든 추천합니다.
대망의 꿀대구! 음, 저의 감상으로는 두명이 가서 1개만 시키고 반씩 나눠드시라는 겁니다. 처음 두입까지 맛있고 그 다음엔 좀 물리는 맛이에요. 그래도 대구살은 진짜 탱탱하고 맛있어요. 그치만 꿀과 어울리느냐고 하면 글쎄요 입니다. ㅋㅋㅋ
유일한 실패작이었던 호박크림스프.
그리고 여기서 제 오해가 하나 풀렸는데요. 제가 다카마쓰 갔을 때 나오시마에서 먹은 게 이거였거든요. 그때 너무 짜서 혐한인가 했었던 포스팅을 남기기도 했습니다만. 아니었어요. 이거 맛이 원래 그런 맛이었던 거죠. 짜서 정말 그대로 남겼습니다. ㅎㅎ 곁들여 나온 치즈볼은 맛있었어요.
이거 꼭 드세요. 엄청 진짜 대박 맛있습니다. 홍합맛이긴 한데 진짜 너무 맛있어요.
이게 아마 게살이랑 새우 들어간 타파스였을 건데 이것도 맛있습니다.
샹그리아 한잔씩 더 마시고 1인당 70유로 정도 쓴 거 같은데요. 보통 가는 레스토랑 두배 썼지만 후회없는 뿌시기였습니다. 몇번의 식사 동행을 통해 즐거움을 주셨던 동행분과 조심히 귀국하시라는 인사를 남기고 헤어졌습니다. 숙소 돌아오니까 거의 11시 30분이었나, 참 알찬 하루를 보냈구나 싶었어요.
이제 내일은 그라나다로 떠나는 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