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로판 BL 등 소설 리뷰

[언정소설리뷰] 수보수책 (스포주의)

by Hare 2023. 9. 24.
반응형

 

 

※ 스포가 있습니다. 싫은 분들은 뒤로가기 해주세요!

 

 

 

나무소리 / 수보수책 / 로맨스 소설

 

여주 라의녕, 평범한 집안 여식이었으나 영원후 서자와 혼인해 산다. 잘 살고 있던 어느 날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집안 형님의 비녀에 원혼 상태로 빙의해서 살다가 풀려나지만, 죽지 않고 다시 같은 이름을 가진 어린 소녀의 몸으로 들어간다. 다시 살게 된 생에서 그녀는 전생에 수보였던 이가 제 오라버니라는 걸 알고 놀라지만, 살아남기 위해 그에게 붙기로 한다.

남주 라신원, 집안 서출이고 조용하게 살고 있지만 속에는 차가운 분노와 야심을 품고 있다. 그 누구에게도 마음 한자락 주지 않는 냉혈한이지만 동생인 라의녕이 자주 찾아오고 잘해주니 정이 생기게 된다.

 

줄거리 : 별 거 없는 집안의 여식이었던 라의녕은 뜻밖에 영원후 집안의 서자인 육가학과 혼인하게 된다. 그럭저럭 행복한 날을 보냈지만, 어느 날 절벽에서 떠밀려 죽게 되는데 이때 영혼이 사라지지 않고 형님의 비녀로 들어간다. 그 후 거의 이십년에 가까운 세월을 비녀속에서 생활하며 이런저런 사실을 알게 되는데, 알고보니 앞날에 방해라는 이유로 육가학이 라의녕을 죽게 했다는 것. 너무 오래 원혼 상태라 복수니 이런 것도 이제는 지겨워질 무렵 비녀가 땅에 떨어져 깨지고 그 후 그녀는 보정부 라씨 가문의 일곱번째 적녀의 몸으로 깨어난다. 전생의 이름과 똑같은 소녀에게로, 심지어 자신의 원혼이 흩어지기 7년 전이다. 알고보니 이 집안은 육가학과 라이벌 관계에 있는 수보 라신원의 집이다. 지금은 서자로 설움을 받고 있지만, 그가 얼마나 잔인하고 또 얼마나 능력있는지 라의녕은 잘 알기에 그에게 딱 달라붙어 살아남을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인 리뷰

 

1. 어린 몸으로 빙의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이때 의녕은 참 귀엽다. 그리고 집안에 아버지는 별로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지만, 할머니와 계모가 참 좋은 사람이어서 좋았다. 특히 할머니는 의녕의 생모와 연관된 비밀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의녕을 더 잘 키우려고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의녕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끼쳤다. 계모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의녕을 좋아하고 예뻐해서 향후 수많은 사건이 일어나도 변하지 않고 좋은 사람으로 남는다. 

 

2. 어릴 때 남녀 주인공은 친남매였지만, 소설이 흘러가려면 출생의 비밀이 반드시 있게 마련. 그래서 남주와 여주가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이 비밀이 밝혀지기 전과 후로 나누어 두 사람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의녕은 어릴 때부터 출비 전까지는 찐 오라버니로 여기고 대하는데 아주 귀여운 여동생으로서 들러붙기를 시전한다. 심지어 미래를 알고 있으니 향후 출세 가도를 달릴 남자에게 잘 보여두는 것이 좋겠다는 의지로 하나하나 하는 거 보면 참 귀엽다. 하지만 남주는 친여동생이라고 알고 있었을 때도 다른 이와 다르게 대해주는데, 출비가 있는게 다행이었다. 출비 없었어도 자기 여자로 만들었을 사람이라. ㅋㅋ

 

3. 소설 속에서 중요한 인물이 셋인데 남주 라신원, 서브남주 육가학, 여주를 짝사랑했던 정랑이다. 정랑은 말 그대로 짝사랑이고 여주가 그런 감정으로 보는 게 전혀 없기 때문에 크게 기억에는 남지 않는다. 하지만 남주와 서브는 뭐, 진짜 징하다. 둘 다 집착이 쩔고 소유욕 쩔고. 솔직히 언정에서 이 정도로 여주가 납치당했다가 돌아올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둘 다 권력이 있고 성격도 보통이 아니고 그래서 가능한 이야기였겠지만.

 

4. 나는 보통 메인 남주가 설정되면 서브가 아무리 매력이 넘쳐도 서브에게 정이 잘 안간다. 여기서도 마찬가지였다. 라신원도 만만치 않다지만, 육가학도 미친놈 같아서 별로였다. 아무리 전생의 부인이었다지만, 현생에서 자기 의녀고 나이차도 많고, 심지어 라신원 부인인데도 계략 짜가지고 빼앗아 오려는 그 자체가. 만약 정말 그럴 마음이 있었다면 적어도 여주의 의사를 묻거나 여주를 꼬시거나(?) 해야지, 무작정 뭐하는 짓이냐며 화가 났다. 다른 분들은 육가학 인생이 너무 안됐고 불쌍하다고 하지만, 나는 전혀. 자기가 제대로 하지 못해서 끝이 났으면 지금의 행복을 찾게 내버려두는 게 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5. 반면 라신원도 보통이 아니라서 여주가 모르는 게 다행이지 진짜 거대한 울타리를 만들고 거기 여주를 가둬놓는다. 저 시대에 여자들이 외부로 잘 안나가고 걍 집에만 있는게 정말 다행이지. 현대였으면 ㅋㅋㅋㅋ 그래도 여주를 위해 많은 걸 해주고 고심하고 이야기도 들어주고 그런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질투가 너무 심해서 자식도 질투하는 건 귀여워보였음.

 

6. 이 소설은 정말 말 그대로 로맨스소설이었다. 계략이나 암투도 있긴 한데, 여주의 마음의 흐름이나 고뇌, 어려움 같은 것들도 잘 엿보이고 각자의 감정이 돋보이는 그런 소설이랄까. 언정소설 대다수가 로맨스는 첨가물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 소설은 정말 '로맨스' 그 자체에 집중한 것 같아서 즐겁게 읽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