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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BL 등 소설 리뷰

[언정소설리뷰] 외실의 처

by Hare 2023.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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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촌금 / 외실의 처 / 총 17권 / 로맨스 소설

 

여주 고쟁, 테니스 공에 머리를 맞고 빙의하여 고대 귀족 가문인 고씨 백작가의 서녀가 된다. 황당한 상황에서도 시류를 잘 읽고 최대한 상황을 나아지도록 만들어나가는 똑똑한 면모가 있다. 

√ 남주 심안, 단왕의 책사, 차갑고 무뚝뚝한 비밀이 많은 것 같은 남자다. 억지로 여주와 혼인하게 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이 스며들어간다. 냉정한 남자가 여주 한정으로 바뀌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

 

줄거리 : 테니스 공에 머리를 맞고 깨어나니 고대인 데다 심지어 곤장을 맞고 있다. 적녀 동생의 정혼자 단왕을 꼬시려다 걸렸다는 것. 반 죽다 살아난 고쟁은 이 세계에서 안정적으로 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심한 생부와 냉정한 적모 사이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노력하는데, 철없는 생모가 쓸데없는 음모를 꾸미고 결국 고쟁은 단왕의 책사인 심안에게 시집가게 된다. 외부에서는 백작가 여식이 품행 단정하지 못하게 시집간다고 손가락질, 시댁에서는 고귀한 아가씨가 오니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황. 하지만 고쟁은 시댁을 자신의 가족으로 인정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 이대로 남편과도 잘 지내고, 시댁에도 잘 하면서 잘 살아보려고 하지만, 자꾸만 단왕과 얽히고 일은 꼬여간다. 꿈에서 나오는 이상한 예지들에 아프기도 하고, 여러가지 사건을 통해 과거의 일도 하나, 둘 알게 된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건이 드러나지만 결국은 잘 해결되어 잘 먹고 잘 사는 이야기다.

 

 

√ 개인적인 리뷰

 

1. 여주는 현실주의자다. 여느 여주가 그렇듯 욕심이 크거나 바라는 것이 많지도 않다. 물론 이런 주인공에겐 늘 파란을 일으키는 주변인들이 있게 마련인데, 하나가 단왕이고 둘이 생모다.

 

2. 소설을 다 읽고나면 강렬히 남는 사람이 생모인데 ㅋㅋ 너무 황당한 부분이 많아서다. 성격도 보통이 아닌데 엮인 인물들도 보통이 아닌 터라 그렇다. 다만 딸을 너무 사랑하는 엄마라 그게 또 애틋하다. 사랑이 지나쳐 곤란하게 하기도 하지만, 여주 역시 자신의 엄마가 된 왕서랑을 무척 아낀다. (아마 이 엄마에 대한 호불호가 사람마다 다르지 않을까 싶다.)

 

3. 이 소설을 끝까지 읽었던 건 주변 인물들이 다 좋아서다. 악역조차도 일정의 사연이 있고, 억지가 적다. 보통은 당연히 악역이 될 적모나 적녀인 동생들도 의외로 여주와 좋은 관계로 발전해 나간다. 여주의 노력이 자연스럽게 보이고 그걸 받아들이는 이들의 마음의 변화도 잘 보여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때때로 좋게, 때때로 나쁘게 될 수 있다는 걸 여러가지 장치로 보여주는게 그게 이 소설의 재미를 톡톡히 더하는 부분이다.

 

4. 생각보다 남주는 기억에 엄청 남질 못했다. 머리 좋고, 냉정하지만 여주에게 잘 해주게 되니까 로맨스 남주로는 적합하다. 게다가 애초부터 높은 신분이 아닌데 자신의 힘으로 하나하나 나아가는 모습도 멋지다. 심지어 가족들에게 냉정한듯 보여도 뒤에서 세심히 다 챙겨준다. 여주도 그 테두리 안에 들어가고부터는 사랑받는다. 그런데 주변 인물들이 워낙 특이해서 그런가, 남주가 기억에 각인되기가 어렵다. ㅎㅎ 언정소설 몇 개를 읽다보니 이쪽 소설들이 전반적으로 그런 느낌이기는 해서, 딱히 심안이 못난 부분이 있어서는 아니다. (오히려 못나면 기억날지도 ㅋㅋ)

 

5. 소설 속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생모, 적모, 그리고 똑같이 현대에서 타임 슬립한 여주 친구다. 생모는 너무 특이해서, 적모는 너무 멀쩡해서, 여주 친구가 되는 현대인은 너무 파란만장해서다. 여주에게 심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는 여주 친구의 인생도 한편의 소설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물론 그 덕분에 안 엮여도 되는 일에 많이 엮이지만, 재미를 더해주는 부분이 아닐까.

 

6. 단왕은 처음부터 끝까지 밉상이다. 그렇지만 엄청난 능력자는 아니어서 남주선에서 거의 해결한다. 단지 이해할 수 없는 집착과 이기적인 성격이 정말 짜증난다. 심지어 여주는 처음부터 거리 두고 나는 니 처형이다-그러는데도 계속 질척거린다.

 

7. 전반적으로 폭풍같은 갈등은 많이 없다. 큰 사건이 여러개 있긴 한데 현명하게 잘 대처하고 고구마 같은 게 별로 없다. 이 소설은 등장인물들의 현실적인 상황을 잘 풀어내고 그 안에서 이해를 구하다보니 그냥 물흐르듯 읽기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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