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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 산책/일본-도쿄

토카이칸(東海館), 내 이상속 료칸

by Hare 2011.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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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 이상적 료칸, 토카이칸(東海館)
in Ito, Izu Peninsula




아타미(熱海)에서 끝내도 될 일정을 굳이 이토(伊東)까지 간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토카이칸(東海館, 동해관)때문이었다. 위 사진은 도카이칸과 하천을 사이에 두고 마츠가와 유호도(松川遊歩道)가 같이 나와있다. 토카이칸 주변의 약 1km는 이렇게 하천과 함께 산책을 할 수 있는 길로 이어져 있는데 이 사이사이의 민가나 가게들도 꽤 쏠쏠한 구경거리가 된다.





유호도를 구경하며 내려가는데 날씨가 끝내준다. 하지만 엄청 추웠었다. 이토는 굉장히 바람이 사납게 불었던 기억이 강하다. 료칸에서도 그랬고 이곳에서도- 왠지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휭휭거리는 바람은 조금 공포스러운 느낌을 갖게했다. 어쩐지 토카이칸도 살짝 무서워졌었다. ^-^;







이토시(伊東市)의 지정문화제인 토카이칸은 본래 료칸영업을 하던 곳이었다. 1920년대의 목조건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료칸은 왠지 웅장한 느낌이 든다. 1997년에 폐업했다고 하니 꽤 오랜기간을 충실히 영업을 했을텐데 왜 폐업을 했을까 궁금해졌다. 현재는 이토시에 기증되어 문화제로 지정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온천장만큼은 영업을 계속 하고 있는 중이다. 500엔 정도 입욕료를 내면 유명한 이토의 온천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순수 토카이칸의 입장료는 200엔이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요금을 받는 이가 없었다. 혹시 그냥 앞에 두고 들어가는 것일까?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와-하는 탄성이 곳곳에서 일었다. 어떤 료칸이든 최근의 모습으로 조금씩 변모해 완벽한 전통의 형태를 지니기가 어려운데 토카이칸은 딱 그런 모습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외관에서부터 이미 내 이상적인 료칸의 이미지에 부합했지만 내부는 더더욱 그랬다.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니 영업 종료 후 문화재로 지정될만 하다고 생각했다.










료칸 창업자인 이나바 야스타로(稲葉 安太郎)씨는 원래 목재상을 했던 사람이란다. 그러다보니 목재에는 굉장히 밝은 사람이라 국내의 좋은 목재 뿐 아니라 해외에서 들여오기까지 해서 이 료칸을 지었다고 한다. 쇼와(昭和)시대의 건축 양식을 잘 엿볼 수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뿐만 아니라 분재가 잘 정돈된 정원이나 안채의 뜰, 객실의 장식까지도 너무나 전통적인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들을 볼때마다 나는 한국이 아쉬워진다. 전쟁도 많았고 분쟁도 많았고 일제강점기까지 거치다보니 소실된 건축물이 너무 많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나마 지켜진 아이들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모습이 TV를 통해 나오는데 정부는 4대강 이런거 하지 말고 그런 복원이나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관광자원은 정말 엄청난 돈이 되는 걸 왜 모를까?





내부에는 시설을 잘 보존해 둔 것 외에도 사진을 전시하거나 그 당시의 작품들을 소개하기도 하고 있다. 일본의 유명한 문인이나 화가들, 혹은 예술가들은 료칸에 와서 집필활동을 하는 것이 유행이라도 된 모양이다. 여기도 유명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토카이칸을 사랑했는가에 대한 자랑도 잊지 않았다.








우리가 이토에 갔을때도 2월이라 3월에 있을 히나마츠리(雛祭り)의 제단이 마련되어 있었다. 일본은 3월에는 여자아이들의 장수와 행복을 5월엔 남자 아이들의 장수와 행복을 기원하는 축제가 있다. 화려함과는 별도로 인형들은 여전히 무섭다. 내가 일본인형에 적응하는 일은 아마 없을 듯 하다.

이 마츠리의 제단이 준비된 곳은 대연회장이다. 한창 토카이칸이 긴 영업을 할 무렵에는 여기서 연회도 많이 벌렸을 것이다. 게이샤들도 오고 북도 치고 노래도 불러가며 술과 음식을 즐겼겠지.






아직 도고온천에는 가보지 못했으니 내가 겪어본 일본의 료칸 이미지에 가장 적합한 곳은 역시나 토카이칸이었다. 하코네의 미카와야도 비슷한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내부가 상당히 신식이니, 이곳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 묵을 수 있다면 비싸더라도 한번 묵어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온천 외엔 영업하지 않으니 아쉬운 부분이다. 97년, 폐업직전에 알았다면 묵을 수 있었을까.

그런 아쉬운 마음으로 이토를 떠났다.


[ 영업시간 : 오전 9시 ~ 오후 9시까지 ]
[ 입장료 : 200엔 (온천 입욕은 500엔, 이용시간은 11시~오후 7시까지) ]
[ 휴관일 : 셋째주 화요일 ]
[ 위치 : 이토센 이토역에서 도보 1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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