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길 산책/중국

옛날옛날 상해여행기 ②

by Hare 2010. 5. 29.
반응형

옛날 옛날 떠났던 상해로의 여행기 ②

 





   예원에 도착했다. 바로 앞에 호심정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하지만 주말이 끼어서인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답답할 정도의 입구.
   말 그대로 바글바글했다. 다행히 안으로 들어가니 넓은 부지 탓인지 아니면 다들 앞에만 있는 것인지 좀 여유가 생겼지만-
   예원은 명나라 때 관리가 어머니를 위해 지은 정원이라고 했다. 그 이후로도 계속 개보수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탄생했다고 하고,
   다들 북경 이화원만 못하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이화원도 가본 나로서는 예원이 낫다는 결론이다. 아마 아기자기하고 적당한
   공간에 꽉 찬 느낌으로 만들어서 그런 듯 하다.

   / ▲ 상해여행기 1편은 이쪽으로- /







   예원은 돌이나 꽃, 식물들, 건물들, 지붕 위까지 볼거리가 가득했다. 찾아서 보자면야 예쁘고 멋진것이 끝이 없지만 휘리릭 둘러
   보고 나가버리는 관광객들에게는 그 규모탓에 별로다-라는 말도 나오는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예원이 너무나 좋았다. 힘들면
   잠시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많았고, 날씨가 좋아 햇살이 정말 아름답게 뿌려지는 것도 그랬을거다. 게다가 조각들은 동물부터
   사람까지 다양했고 정말 정교하게 잘 조각을 해 두었었다.






   덥기도 하고 다리도 아프고 해서 예원 바로 앞에 있는 하겐다즈 카페로 이동했다. 하겐다즈 카페는 이 상해에서의 이용이 생애
   최초였는데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본래는 호심정에 가서 식사를 하든 차를 마시든 하자-라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었으나,
   앞서 말했다시피 엄청난 인파탓에 포기. 어쨌든 나는 녹차아이스크림으로 만든 쉐이크를, 동행은 망고로 만든 하바나 선셋을.
   각기 62위안으로 상해의 물가를 고려하면 엄청나게 비싼 것! (... 이라고 하나 생각해보면 세계적으로 하겐다즈는 다 비싸다.)
   맛은 확실히 좋았고, 내부는 시원했기 때문에 한차례 수다타임을 가졌었다. (두개만 시켜서 넷이 나눠먹었다.)





   내가 여러가지 사적인 이유로 좋아했던 신천지! 기억이 나는 건 여기가 참 좋았기 때문이기도 했고, 곽부성의 새로운 앨범 이름이
   신천지(新天地)였기도 했다. 첫 인상은 유럽풍이라는 것. 하지만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약 두블럭 정도의 크기에 조성된
   이 곳은 성룡도 투자를 한 곳이라고 한다.





   커피한잔!을 하고 싶었으나 미리 하겐다즈에서 먹어버린 덕택에 그냥 사진찍고 구경만 했었다. 이때만해도 나는 스타벅스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금도 좋아한다고 하기에는 좀 거시기하지만-





   고급 치파오를 구입할 수 있다는 상하이 탕. 옷도 이쁘고 소품들도 굉장히 중국색을 가지면서도 세련되어서 마음이 마구 동하는
   그런 곳이다. 하지만 서민파인 우리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가격대의 물품은 그냥 구경만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홍콩에서도 본적
   이 있는데 그때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사실 동행 중 한명을 제외하고는 이 곳의 치파오를 입기엔 몸매도 많이 부족했으니..
   언제쯤 치파오를 입어도 될 몸매가 될건가? 되긴 될건가?;;;;







   신천지는 밤이 될수록 붐비는 곳이다. 이유는 각종 펍이나 바, 레스토랑들이 몰려있기 때문이다. 이곳에 꽤 유명한 아이리쉬 펍이
   있었는데 호주에서 마셨던 기네스 생맥이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그걸 한번 찾아보자는 목적으로 펍에 들어갔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기네스 생맥은 없었고 흑맥만 있었는데 한국돈으로 약 12,000원! 호주의 기네스가 7천원이 안되는 돈이었으니 이 얼마
   나 많은 차이란 말인가! 게다가 흑맥은 나와 취향이 안 맞았다.





   이 무렵이 한창 2046의 개봉의 시기였다. 여러 배우들이 나오고 게다가 다들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관심을 가졌던 당시...
   한국엔 언제 개봉하나-하고 궁금해 하기도 했었다. 바로 옆에 해리포터의 포스터가 있지만, 이 당시엔 이 영화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친구들은 꽤 좋아하며 그 포스터 사진을 찍기도 했었지만.






   신천지는 확실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요 손님들인지 가게의 직원들도 영어가 능숙하더군. 맥카페나 스타벅스등의 대중적인 곳
   부터 이름을 알 수 없는 멋진 숍들까지 구경이 즐거운 곳이었다. 다만 식사를 하거나 한잔 하러 가는 게 아닌 이상에야 굳이 찾아갈
   필요는 없을 수 도 있다. 이쁜 사진을 남기고자 가기에는 다소 작은 곳이니까. 아니, 많이 작을지도..; 지금은 어떨까?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외탄의 모습. 첫날보다 어째 껌껌해진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동방명주쪽은 아직도 대낮이었지.






   막날은 노신공원에 갔다. 노신선생은 꽤 존경받는 인물이라지만, 끝내 나는 저 사람이 어떤 업적을 가졌는지 모른 채 귀국했다.
   와서도 굳이 찾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었고.






   가까운 곳에는 홍구축구장도 있었고, 생각해보니 첫날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곳이기도 했다. 그때는 그냥 휙 지나쳤는데 다시 보니
   크고 잘 지어진 축구장이었다. 공원의 내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특히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이 많았다. 태극권을 연마한다
   거나 노래를 부른다거나 연주를 한다거나... 평범한 공원의 모습이었다. 그 중 어떤 할아버지 한분이 생수통에 붓을 매달아 글씨를
   쓰고 계셨는데 그게 너무 인상적이라 사진을 찍었다. 저건 검은 먹이 아니라 물로 쓴 글귀로 해가 들면 글씨가 서서히 사라진다.
   엄청 달필이 아니신가!







   하지만 우리가 노신공원을 찾은 이유는 바로 이 곳 때문이었다. 바로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 투하 장소. 기념비와 함께 그때의
   활약상을 한자와 한글로 적어둔 커다란 돌이 있었다. 이 장소의 이름은 윤의사의 호를 따 '매헌'이라 부르고 있었다. 작고 협소하고
   어떻게 보면 외로운 장소겠지만, 이렇게 해두었다는 것만으로 조금 위로가 되었었다. 사진은 어디론가 사라져 올릴 수 없었지만,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장소도 가봤었는데 안타까운 느낌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 해외의 우리 유적지들도 정부차원에서 잘 관리를
   해주면 좋을텐데.

   그나마 임시정부는 건물의 형태라 내부에 약간 박물관 식으로 꾸며놓을 수 있었지만, 이 장소는 조금 덩그라니 놓인 느낌이 들었
   다. 이후에 생각한건데 다시 방문할때는 꽃이라도 한다발 사가지고 가야겠다. 왠지 외롭고 쓸쓸한 기분에 조금 위로가 되지 않을
   까?


   상해는 다시 가라면 OK할 수 있는 지역일 듯 하다. 중국에서도 신경써서 발전을 시키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볼거리도 많고, 주변과
   연계해 갈 수 있는 지역도 다양하니까. 다음엔 조금 길게 잡아 항주와 소주까지 함께 다녀오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