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 투어를 마치고 1km 정도 떨어진 산파우 병원으로 도보 이동을 해보았습니다. 입장까지 할 마음은 없었기 때문에 정면과 주변만 둘러보고 왔어요.
이 건축물은 가우디의 스승인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가 건축한 곳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원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고, 실제로 병원으로도 여전히 활용되고 있어요. 저는 건축에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라 외관만 둘러봤지만, 만약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입장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제 많이 지쳤을 무렵, 투어에서 만난 분들과 잠시 쉬기 위해 까사 아마트예르 카페로 향했습니다. (산파우에서 여기까지 택시 탔고 7유로 나왔어요. 나눠서 내니까 부담이 적고 편해서 좋았네요.)
오전에 가우디 투어를 하며 슬쩍 설명만 받았던 곳으로 저희는 쉴 곳을 찾아오느라 입장은 하지 않고 카페만 들어갔습니다. 여기는 갤러리와 카페, 그리고 초콜렛을 파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카페나 초코 파는 곳은 입장료를 내는 구역이 아니니 시간되시면 살짝 들러보세요.
그냥 일부만 봐도 참 아름답습니다. 아까 언급한대로 갤러리로 이용되다보니 이런저런 전시회도 많이 열리고요. 유명한 경매도 진행된다고 합니다. 예전에 보았던 뮤지컬이 떠오르는 내부 장식이라 감탄했어요.
그리고 이곳을 방문하는 주요한 이유가 되는 초코! 2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고급 초코입니다. 저도 여기서 몇가지를 구매해서 선물로 돌렸는데요. 가격이 만만치는 않지만, 맛은 아주 좋습니다. 무엇보다 케이스가 예쁘고 바르셀로나라고 쓰여진 틴케이스 같은 경우 선물용으로 딱 제격이더라고요.
카페에서 잠시 쉬어준 후, 이제 저녁을 먹으러 떠납니다.
바로 이곳, 부에노스 아이레스 그릴 레스토랑(Buenos Aires Grill Restaurant)입니다.
투어에서 만난 일행분이 권한 곳인데요. 일정 내내 지겹게 해산물을 먹을 테니, 우선 고기를 먹자-고 하여 방문한 곳입니다.
앉으니 식전빵이 나오고요. 우선 끌라라를 주문해봅니다. 여러 곳에서 끌라라를 마셨는데요. 여기는 그닥 기억이 남지 않으니 여러분들도 다른 걸 드시면 되겠습니다. ㅎㅎ
감바스! 맛은 보통입니다. ㅎㅎ
일행 모두를 감탄시킨 건 역시 여기의 메인 고기입니다. 아르헨티나 소고기를 사용한다고 하여 여러개를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부위를 시켜보았는데요. 사진 상으로는 볼륨이 전달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거의 1kg에 달하는 양입니다. 육즙 쩔고요, 진짜 강추강추강추합니다. 같이 나온 고추도 맛있는데 고기가 진짜 예술이에요. 여기 앉아있던 5명이 모두 와, 고기먹으로 아르헨티나 가야하는 거 아닙니까? 했답니다.
그리고 하나 더, 위에 끌라라가 별로라고 말씀드렸죠. 이 와인을 추천받아 마셨는데요. 강추합니다! 저는 진짜 와인 별로 안 좋아하는데 목넘김이 이렇게 부드럽고 맛있을 수 있을까요. 고기하고도 너무 잘 어울려서 진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맛난 저녁을 먹고 저의 마지막 일정, 플라멩코를 보기 위해 까딸루냐 음악당으로 이동합니다. 돌이켜보니 아침 8시 20분 부터 밤 11시 30분까지 진짜 강행군이었네요.
저녁 21시 30분 공연이었기 때문에 공연장에는 거의 9시 정도 도착하도록 이동했습니다. 저녁 시간 이 근처에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어요. 저는 한국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갔습니다. 플라멩코는 원래 세비야에서 봐야지 생각했으나, 세비야를 빼버렸기 때문에 대안으로 선택한 곳입니다.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palaumusica.cat/en/visits/visits-and-tickets_1159168 )
예약을 하면 이메일로 QR이 옵니다. 별도 프린트 없이 핸드폰에 캡쳐해놓아도 잘 읽히더라고요. 저는 앞에서 2번째 열로 잡았어요. 가격 후덜덜!
참고로 까딸루냐 음악당은 플라멩코 외에도 수많은 공연을 합니다. 솔직히 공연 보러 가서 음향 너무 좋아서 오케스트라 공연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공연 외에 그냥 음악당 자체 오디오 투어도 있는데요. 내부 너무 예쁘니까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 들어가보시길.
각설하고,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외관 너무 예쁘죠. 우리나라와 다른 건축물은 무엇이든 눈길을 끄는 것 같습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려고 들어가고 있어요. 저도 얼른 편승해봅니다.
오늘 제가 볼 플라멩코 공연이에요. 두근두근.
내부는 대략 이런 느낌이에요. 정말 화려하죠.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인데 하나하나 또 다른 느낌입니다. 중간 중간 음악가의 이름이 새겨져 있기도 해서 내가 아는 음악가를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였어요. 여기서 바흐의 곡을 들으면 또 기분이 다를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연 중에는 사진 촬영 금지고, 이렇게 엔딩 후 인사할 때는 찍어도 되어 몇컷 찍어봅니다. 솔직히 저는 너무 피곤했고 그래서 혹시 보다 조는 건 아닌지 걱정했는데요. 그 걱정이 무색하게 너무 멋진 공연이었답니다. 여자 두분과 남자 한분의 무용수가 특히 어마어마했어요.
플라멩코도 시기별로 유행이 있는데, 최근에는 본래 이 플라멩코가 왜 나오게 되었는지에 가까운 무대를 보여준다고 해요. 그래서 뭐랄까, 진지하고 어둡고 무거우면서도 그 한과 열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는 무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여자 무용수분들이 진짜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중간 솔로 부분에서 남자 무용수분에게 정말 큰 박수를 보냈어요.
조금도 졸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었어요.
가기 전에 좌석에 대해 고민했거든요. 후기 중에 너무 가까우면 목 아프다는 말씀도 있어서요. 저는 2번째 열이었지만 그렇지는 않았어요. 다만 단차가 조금이라도 있기를 원하는 분들은 4열 이후로 잡으시면 될 거 같습니다. 2층에서 봐도 좋다고 하던데 플라멩코는 1층이 더 좋다고 감히 감상 후기를 남겨봅니다. 금액적 부담이 있다면 조금 멀리 보셔도 괜찮을 거예요.
이렇게 저의 2일차 (실질적 1일차) 일정이 끝났습니다. 숙소하고 5분 거리라 언능 와서 뻗어버렸답니다.
다음 3일차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