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탄생의 파사드 이야기를 했는데요. 이제 서쪽으로 향해 봅니다. 아직 내부이기 때문에 수난의 파사드 보다는 먼저 서쪽을 의미하는 노을과도 같은 내부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먼저 볼 수 있어요.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내부 중 제가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이 투어를 선택한 핵심적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투어 소개에 오후 2시 좀 넘으면 입장할 거라고 했는데 그 시간이 서쪽으로부터 빛이 가장 예쁘게 들어오는 시간대라는 후기를 어디서 봤거든요.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습니다.
바닥 대리석에 비친 모습도 함께 보세요. 정말 예쁘죠. 그런데 이쪽은 그냥 단순히 예쁘다는 감상만으로는 부족하더라고요.
저는 정말 가기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다녀온 후에도 여기가 하일라이트라고 생각합니다. 강렬한 색감이 주는 시각적인 효과도 그렇지만, 어떻게 저렇게 빛이 저런 식으로 스며들 수 있게 만들 수 있었나에 대해 놀라움도 많이 느꼈어요. 사실 저는 건축이나 미술에 대해 크게 식견이 없어서 그냥 봐도 감흥이 크게 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에 다른 곳을 봤을 때는 그런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여기는 진짜 다녀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어요. 가우디는 걍 진짜 천재에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예술가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다시 꼭 오자고 생각하는 곳은 확실히 드문데 그런 이유로 사그다라 파밀리아는 꼭 다시 오겠다는 결심에 결심을 거듭했어요.
참고로 스테인드 글라스에는 성인들의 이름이 많이 새겨져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김대건 신부의 이름, 안드레아 킴 - A Kim 이 새겨져 있어요. 꼭 가서 보시고 오시길 바랍니다.
현란한 색감에 시선을 빼앗기다 보면 놓칠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요. 역시나 이런 걸 짚어주는 것도 투어의 장점인 듯 하네요. 우선 시선을 빼앗는 AG 는 안토니 가우디의 이니셜이라고 하고요. 중간 살짝 위에 보시면 익숙한 한글이 보입니다. 반대쪽에도 있으니 이것도 놓치지 마시길.
서쪽으로 나가기 전 한 번 더 내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눈과 렌즈에 담아봤어요.
나가기 전, 저는 내일 만나볼 예정의 익숙한 장식물을 소개받았습니다. 바로 서쪽을 책임지는 수비락스의 조각상인데요. 벌써 가우디하고 느낌이 확 다르지요.
서쪽의 모습입니다. 일명 수난의 파사드. 여기도 성경을 잘 모르더라도 흔히 알고 있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그런 내용을 담고 있대요. 모르고 보면 조각 1로 보이는 것들이 설명을 들으면 이해도 되고 더 재미있어집니다. 가우디의 곡선과 달리 수비락스는 정말 완전 반대의 느낌이죠. 간결하게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엄숙한 느낌이 들도록 조각한 것들이 시선을 끕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와 주변의 여러 사람들의 모습인데요. 실제 성경에 나왔던 이야기들을 잘 담고 있어요. 포인트를 잘 잡는 느낌? 그러던 와중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습니다. 십자가에 박힌 예수상 아래 왼쪽으로 투박해보이는 얼굴, 바로 가우디의 얼굴인데요.
가우디는 평생 건축을 위해 살았는데 삶의 마무리가 그렇게 아름답진 못했더라고요. 안타깝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서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배우고 있다는 걸 보면 성공한 삶일 수도 있죠.
여기까지 투어를 듣고 정들었던 가이드와 작별인사를 나눴습니다. 저는 그냥 가기 아쉬워서 함께 했던 분들과 다시 성당 안으로 들어가서 잠시 감상의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다시 봐도 감동적인 색감입니다. ㅠㅠ
마지막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풀샷으로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가우디 광장으로 와봤습니다. 오후엔 역광이라 예쁘지가 않네요. 이른 시간에 이 주변에 계시는 분들은 꼭 들러 인증샷을 남기시길 바래요.
(주소 : https://maps.app.goo.gl/uHHL7nV3BBXgi2d37 )
가우디투어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제 또 새로운 여행기를 작성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