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의 백년 경양식을 느껴보려면, 도요테이(東洋亭)로.
여행의 마지막은 아무래도 맛집으로 장식하고 싶어지죠. 교토에는 여러 번 방문했지만, 웨이팅을 싫어하는 성격으로 항상 놓쳤던 맛집 중 하나인 동양정에 이번 기회에 다녀오게 되었답니다.
운 좋게도 30분 정도 기다려서 맛볼 수 있었어요. 간사이 지역에 여러 지점이 있으니 가까운 곳으로 택해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위치는 아래 지도와 같아요. 딱 보기에도 찾아가기 좋지요. 여행 마지막 날 버스를 타던 기차를 타던 교토역에서 이동하게 되기 때문에 정말 마지막 식사하기에 딱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게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밀조밀 테이블 구성을 잘 해서 생각보다 웨이팅이 빠르게 빠지더라고요. 직원들은 모두 깔끔한 유니폼 차림입니다. 내부가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것 같은 느낌이 느껴지실까요? 저는 이런 믹스매치가 참 좋습니다.
한국에서도 경양식 가게에 가면 이런 식으로 소파와 칸막이를 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식당 중에 이런 형태를 좋아합니다. 독립적이면서도 트인 느낌, 그래서 편안한 식사가 가능하거든요.
자리에 앉으면 메뉴를 가져다 줍니다. 보통 점심에는 세트메뉴를 많이 드시는 것 같아요. 먹어본 결과 단품으로도 배가 부를 거라고 예상합니다만, 여행객들에게는 음식은 추억을 남겨주는 것이기도 하니 저 역시 일행들과 함께 세트로 시켜봅니다.
가장 유명하다는 백년 양식 함박 스테이크를 기본으로 선택하고 여기에 추가 메뉴를 넣으면서 A~C세트까지 있습니다.
A세트 : 함박 + 토마토 사라다 + 밥 or 빵
B세트 : 함박 + 토마토 사라도 + 밥 or 빵 + 디저트류 + 음료류
C세트 : 함박 + 토마토 사라도 + 밥 or 빵 + 디저트류 + 음료류 + 스프
저희는 2명은 A세트 1명은 B 세트로 해서 디저트는 나눠 먹는 것으로 했습니다. 사실 볼륨이 꽤 되니 자신의 배에 맞춰 주문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네요.
동양정에서 유명하다는 토마토 사라다에요. 아래는 아마도 마요네즈랑 참치, 이런저런 채소를 잘게 썰은 것 같고요. 거기에 익힌 토마토를 얹고 소스를 뿌려준 겁니다. 저는 사실 토마토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거 먹어보고 바로 저 위에 뿌리는 소스를 샀어요. (630엔인가 합니다.) 집에 와서 토마토 삶아서 걍 뿌려먹었는데도 맛있었어요. 싫어하는 토마토도 먹게 되어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ㅎㅎ
이 가게의 시그니쳐 같은 백년 함박 스테이크입니다. 사진에 포커스가 너무 고기에 맞춰져서 그렇지만, 버터넣은 감자도 아주 일품이랍니다. 처음에는 은박으로 감싸서 나오고 나이프로 반 가르면 저런 모습입니다. 일단 소리도 너무 좋고 향기도 좋습니다. 고기도 부드럽고 육즙도 살아있어서 참 좋았어요. 저는 함박을 좋아하는 편인데 베스트 3안에 들 정도의 맛이랍니다. 두번 언급하지만, 감자도 너무 맛있어요. 북해도에서 버터감자 먹고 완전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기도 그 맛에 뒤지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일행 1명이 주문한 디저트와 커피. 푸딩이 아마 500엔인가 600엔인가 그랬어요. 와 너무 비싸서 패스하려고 했는데 디저트 택하는 것에 푸딩도 가능하다고 해서 냉큼 시켜봤습니다. 원래 돈 내고 먹을 정돈 아니지만, 아주 깊고 고소한 풍미가 일품이긴 합니다. 저는 일본 편의점 푸딩에도 꽤 만족하는 편이라서요. 일행이 여럿이면 저희처럼 주문해서 나눠드시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총평해보자면, 맛은 아주 좋고, 가성비도 좋습니다. A세트가 1,780엔이니까요. 웨이팅이 30분 이내라면 도전해보셔도 좋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갔을 때 앞에 4팀 정도 있었으니까 딱 그 정도 기다린다면 선택할만 합니다. 하지만 1시간 이상이면 다른 곳으로 가셔도 무방합니다. (웨이팅 싫어하는 사람의 평입니다. ㅎㅎ)
역 근처고 접근성이 좋아 추천할만은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