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계획으로 무작정 떠난 교토(Kyoto, 京都), 3박 4일 [3]
토롯코 열차에서 내린 뒤 주차장으로 가면 호즈강 뱃놀이(호즈가와구다리, 保津川下り) 탑승처까지 가는 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격은 310엔이고 예약과 별도로 지불하셔야 하는 일반 버스라고 보셔야 해요. 한차 가득 사람을 싣고 가는데 늦게 타버려서 자리가 없이 낑겨갔습니다. ㅎㅎ 비용이 싫다면 걸어가도 되는데 30분 이상 걸리는 것 같더라고요. 시간 여유가 있는 분들은 느긋하게 시골풍경을 감상하며 걸어가도 되겠습니다. (그치만 가는 풍경은 완전 시골은 아니고요. 심지어 교세라에서 지은 스타디움도 있더라고요.)
여튼 그렇게 버스에서 내리면 수속하는 건물앞에 세워줍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2층에 수속하는 곳이 있어요. 줄이 2곳 있어요. 현장 예약하는 사람과 미리 예매한 사람. 저는 KKday에서 예약하고 갔기 때문에 미리 예매한 줄에 섰어요. QR을 보여주고 티켓을 수령합니다.
티켓의 뒷면과 앞면입니다. 뒷면의 번호가 제 탑승번호예요. 대기하고 있으면 장내 방송을 합니다. 저는 잘 모르고 먼저 배타는 곳에 가서 물어봤는데요. 그냥 기다리시다가 번호부르면 가면 됩니다. 영어로도 불러주긴 합니다.
배타는 곳은 대략 이런 느낌입니다. 이날 날씨가 맑았다 흐렸다 했는데 대체적으로는 흐려서요. 날씨가 맑았다면 더 예쁜 풍경을 봤을 텐데 싶었습니다.
이제 출발합니다. 보시다시피 앞에 2명의 뱃사공이, 그리고 보이지 않지만 후면에 1명의 뱃사공이 있습니다. 총 3명이 있는데 이유가 있더라고요. 가와구다리는 강의 유속과 깊이에 따라 실제 타는 시간의 변동이 컸어요.
유속이 빠르면 1시간 10분, 느리면 2시간 30분, 심하면 거진 3시간도 걸린다고 해요. 그렇기에 지점을 나눠서 포인트마다 뱃사공이 위치를 바꿉니다. 맨 앞에 서 계시는 분이 긴 대나무로 방향을 정하고요. 앉아 계신 분은 계속 노를 젓습니다. 유속이 빠르지 않은 날은 노젓는 분이 엄청 힘들거 같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계속 교대를 하는 겁니다. 노젓는 분은 젓는 와중에도 계속 설명을 해주고요. 가끔 웃긴 이야기나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일본어를 할줄 아신다면 더 즐겁긴 해요. 이날 같은 배에는 중국이나 대만쪽 분들이 많았고, 필리핀, 영국, 일본분들도 더러 있었어요. 한국 사람은 저 하나더라고요. 덕분에 뱃사공분에게 한국어로 인사도 받았습니다. ㅋㅋ
특별한 주의점은 없고요. 동강 래프팅 이런 거랑 달리 큰 스릴은 없지만, 소소한 스릴은 있습니다. 그래서 소소한 스릴 때 물이 들이치는 걸 방지하기 위한 셀프 시스템! 저렇게 옆에 있는 녹색 장막으로 가려줍니다. 크게 물이 튄 적은 없고 딱 한 번 있었는데 재빠르게 가려서 약간 튀었습니다. 나름 셀프시스템이 재미있긴 하더라고요 ㅋㅋ
한가롭고 조용한 풍경을 보며, 뱃사공의 설명을 들으며 힐링합니다. 자리가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그래도 참을만 합니다. 설명대로 단풍이 제대로 들 때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 + 겨울에 눈 올 때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 할 무렵 배 하나가 접근! 아니 이런 판매 배가 있더라고요. 태국 갔을 때 수상시장의 기분을 여기서도 느끼게 되다니. 저는 이후 식사 예정이 있어서 먹지 않았지만, 당고나 맥주 같은 건 많이 사서 드시더라고요. 아, 버터구이 오징어? 그런 것도 드시고요.
도착지 거의 다다랐을 때 뱃사공 아저씨가 알려주신 고급 리조트 료칸. 아마 호시노야일거에요. 호텔로 들어가려면 배를 타야 해서 전용 배가 왔다갔다 하는데요. 찍지 못해서 아쉽네요. 호시노야 배는 좀 예쁘더라고요. 나중에 저기서 꼭 묵어보자,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가장 관심있는 숙박은 가루이자와쪽 호시노야지만요.)
두둥. 드디어 도착했어요. 멀리로 도게츠교가 보이길래 다시 찍어봅니다. 2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더라고요. 어느덧 노을이 내릴랑 말랑하는 모습이 참 멋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