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2일, 2일차 (1)
둘째날이 밝았습니다. 저는 5시 40분에 일어났어요. 6시 30분에 호텔 조식을 먹고, 7시 15분에 출발했어요. 어디로? 바로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입니다. 왜 이렇게 일찍 갔냐고요? 저는 웨이팅이 너무 싫었으니까요. 평일엔 다소 여유있다고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헤치고 다니는 게 싫어서 오픈에 맞춰 갔습니다. 물론, 정답이었습니다.
시부야역 (버스, 渋41) → 스게카리쇼갓코 / ¥220 |
호텔에서 걷는 것도 가능한 거리였지만, 어제 여파가 완전히 나아지지 않아 최대한 덜 걷자 주의로 버스를 탔습니다. 이른 아침이었지만 시부야역은 수많은 인파로 가득했어요. 다행히 제가 탄 버스는 자리가 있을 정도로 아직은 여유가 있었습니다. 아마 조금 늦었다면 만원버스였을 수도 있겠네요.
10분이 채 되지 않아 하차, 나카메구로(中目黒)에 도착합니다. 제 구덕질의 본고장이기도 하죠. 구최애가 좋아했던 곳이었거든요. 덕분에 일본에 살 때 심심하면 왔었어요. 벚꽃 명소로도 유명하지만, 사실 여기는 숨은 가게 맛집입니다. 편집샵, 카페, 맛집, 소품샵 등등 재미있는 게 많아요.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것들을 찾는다면 시모기타자와나 이곳이 좋습니다. 어쨌든 버스에서 내려 목적지인 스타벅스에 도착하니 7시 40분이더라고요.
건축가 쿠마 켄고가 디자인했다고 하는 곳, 총 4층 건물 전체가 다 스타벅스입니다. 규모가 상상이 가실까요? 저도 가기 전에는 그냥 큰가보다,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크더라고요. 이른 아침, 날씨도 좋고 햇빛도 좋고 기분도 좋았습니다. 예쁜 곳, 그리고 처음 가는 곳은 언제나 즐겁죠. 당연히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 일찍 일어난 보람을 느꼈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굿즈. 스타벅스는 지점마다 특별한 굿즈를 팔기도 하는데요. 이곳도 마찬가지였어요. 커피에 관심 많으시면 이곳에서만 파는 원두를 구매해도 좋을 것 같았어요. 에코백이나 텀블러, 초코와 카스테라도 있더라고요.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지만, 가격은 즐겁지 않은 순간입니다. ㅎㅎ
저는 지인들에게 선물할 클립과 제가 쓸 태그를 샀어요. 한국에 와서 봐도 예쁘더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내부를 둘러볼 때가 된 것 같네요.
1층은 아까 본 굿즈코너와 베이커리, 그리고 이렇게 창가석이 있어요. 당연히 거대한 로스터리통도 있고요. 여유 만만한 좌석들. 원하는 곳 잡아서 앉을 수 있었어요. 우선 비몽사몽한 뇌를 깨울 커피를 먼저 주문했습니다.
크림 시나몬 라떼입니다. 이름은 더 길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므로 패스. 가격은 무려 1,050엔! 이곳 로스터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커피를 베이스로 했어요. 특별한 한잔이네요. 아몬드 밀크를 사용했기 때문에 알러지 주의도 말씀주시고 주문받아주는 분이 무척 친절했습니다. 한모금 마셔보고 몇분간 망중한을 하다가 슬슬 내부를 둘러보기로 합니다.
정말 인상적이었던 거대한 로스터리통. 구리로 만든 거라고 해요. 봐도 봐도 신기하더라고요. 전 세계에서 다섯번째 매장이라고 하고 가장 크다고 하네요? 저는 이곳을 보고 꼭 뉴욕에 가야겠다고 다짐했답니다. 사실 여력이 되면 모든 로스터리 매장에 가보고 싶어졌어요. 사람 없이 한적하게 둘러봐서 사진찍기도 좋았고 계속 와, 하며 넋놓기도 좋았네요.
이제 윗층으로 올라갑니다. 각 층별로 소개가 되어있죠. 개인적으로는 3층에 좀 관심이 있었는데요. 에스프레소 마티니가 된다고 해요. 그치만 저는 술을 좋아하지는 않아서 그냥 관심으로만 그쳤습니다. 향후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가게 되면 그때 한번 경험해볼까 싶어요.
2층 티바나로 가는 곳. 그에 어울리게 벽장식도 티바나 케이스에요. 다양한 차가 이렇게나 많구나를 벽면 하나로도 느낄 수 있어요. 저 역시 스벅에서 만드는 티제품들을 좋아하는데요. 제가 얼마나 한정적인 티만을 마셔왔는지 알 수 있었답니다. ㅎㅎ
건물의 크기가 큰만큼 야외 테라스도 넓고 좋았어요. 춥지 않다면 이곳에서 자리를 잡고 망중한을 즐겨도 좋겠더라고요. 저는 너무 이른 아침이라 밖은 추워서 내부에서만 커피를 즐겼습니다. 봄에 벚꽃피면 이 자리는 더 치열한 경쟁이 생기겠네요.
구리로 만든 벚꽃 보이시나요. 저게 너무 예쁜데 어떻게 해도 사진에는 예쁘게 안 담겨서 슬펐습니다. 여러분들도 가시면 눈으로 꼭 즐기세요.
이렇게 스타벅스 둘러보기 종료. 2일째의 다음 여정은 또 다음에 이어 쓸께요.